어린 그가 그녀를 빠져들다.
1995년 독일 베를린의 50대의 남성은 15살이던 자신의 어릴 적 일을 회상합니다. 1958년 노이슈타트의 15살의 소년은 학교에서 돌아오던 중 비에 몸이 홀딱 젖습니다. 비를 맞은 소년은 많이 아파 보입니다. 길을 지나던 한 여자는 처음 보는 그 소년을 집으로 데려와 씻기고 챙겨주고 따스하게 안아주고 소년을 "꼬마야"라고 부릅니다. 소년은 갑자기 고열과 구토가 나고 전신에 발진이 생기는 전염병인 성홍렬에 걸린 것이었습니다. 몇 달 동안 자신의 집에서 앓아누웠다가 병이 호전된 소년은 고맙다는 말을 전하기 위해 자신을 챙겨주었던 여자를 찾아갑니다. 찾아간 곳에서 우연히 옷을 갈아입는 모습을 훔쳐보게 되고 여자와 눈이 마주친 소년은 황급히 도망갑니다. 그리고 얼마 후 소년은 우연히 전차에서 검표원으로 일하고 있는 그녀를 다시 보게 됩니다. 소년은 고맙다는 말과 훔쳐본 것을 사과하러 그녀의 집을 다시 찾아갑니다. 소년은 그녀의 집안일을 돕다가 석탄을 뒤집어쓰고 그녀의 집에서 어색하게 목욕을 하게 됩니다. 소년의 옷을 세탁하고 목욕을 시키고 수건으로 몸을 닦아주는 그녀는 마치 군대에서 능숙한 업무를 수행하는 군인과 같아 보입니다. 그 둘은 사랑을 나누고 서로의 이름을 이야기합니다. 소년은 마이클, 여자는 한나라고 말합니다. 마이클은 열다섯 살, 한나는 36살로 나이차가 많이 납니다. 어느 날 마이클은 한나를 보기 위해 전차를 타러 갔고 한나는 그런 마이클에게 화를 냅니다. 한나 자신이 타고 있던 칸이 아니라 다른 칸에 탄 것이 그녀를 화나게 했습니다. 화내지 말라는 마이클의 말에 한나는 마이클이 자신에게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에 자신을 화나게 할 수 없다며 모진 말을 퍼붓습니다. 그런 한나를 마이클은 이해할 수 없지만 그녀를 사랑하는 것을 멈추지는 못합니다. 잠시 후 마이클이 한나에게 자신을 사랑하느냐고 묻고 한나는 그렇다고 말합니다. 한나는 마이클이 책을 읽어주는 것을 좋아합니다. 마이클이 읽어주는 책 속의 이야기들을 듣고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꿈을 꾸기도 합니다. 책을 읽고 나면 그 둘은 사랑을 나눕니다. 평소에 특별히 잘하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없던 마이클에게 한나는 아주 중요한 존배가 됩니다. 함께 떠난 여행에서 한나는 식당에서 주문하는 것도 지도를 보는 것도 모두 마이클에게 맡깁니다. 그리고 우연히 들른 성당에서 흘러나오던 찬송소리에 한나는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어느 날 한나는 직장에서 사무직으로 승진을 하게 된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하지만 그녀는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친구들이 축하해 주는 생일파티도 마다한 채 한나에게 달려온 마이클은 한나와 시간을 보내고 책을 읽어주지만 갑자기 한나는 화를 내고 그런 한나가 마이클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한나는 군인처럼 능숙하게 마이클을 씻기고 마이클이 '전쟁과 평화'를 읽어준 후 사랑을 나누지만 한나의 표정은 슬퍼 보입니다. 한나는 마이클에게 친구들에게 돌아가라고 이야기하고 마이클에게 어떤 말도 하지 않은 채 완전히 떠나버립니다.
재판을 받는 그녀를 만나다.
그렇게 8년의 시간이 흐르고 마이클은 법대생이 되었습니다. 1966년 하이델베르그 법대, 마이클은 교수님과 함께 법정 견학을 가고 법정에선 나치에 부역했던 자들을 색출해서 처단하기 위한 재판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마이클은 그곳에서 한나를 보게 됩니다. 한나는 나치의 친위대 소속으로 아우슈비츠에서 근무했던 죄로 재판정에 선 것이었습니다. 한나는 가스실로 갈 사람들을 선별하는 일을 담당했었습니다. 다른 피고인들은 일에 가담했었던 사실을 부인하거나 축소했지만 한나는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백지같이 무지하고 순수했던 한나는 그녀가 그녀의 직업을 성실히 수행한 것이 왜 죄인지 전혀 이해되질 않았습니다. 그녀가 선별한 사람들이 죽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재판장님이라면 어떻게 할 수 있었느냐고 되묻습니다. 증인 중의 한 명은 한나가 아프고 힘이 없던 소녀들을 데리고 가 씻기고 맛있는 것을 먹인 후 책을 읽도록 했다고 말합니다. 친절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아이들을 선별해 보냈다고 이야기합니다. 다른 피의자들은 자신들이 살기 위해 하나가 그들의 책임자였고 그녀의 명령에만 따랐을 뿐이라며 한나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합니다. 한나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결국 누구의 진술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판사는 친위대의 보고서의 필체와 한나의 필체가 일치하는지 확인하려 합니다. 필체가 일치하면 죽거나 종신형이기에 한나는 자신이 쓴 것이 아니라고 해야 하지만 한나는 자신이 쓴 것이라고 말합니다. 마이클은 이제껏 품어왔던 의문들이 풀리게 됩니다. 한나가 이유 없이 화를 냈던 상황, 자신의 열심히 씻겨주던 행동, 마이클에게 책을 읽게 하고 식당에서 주문도 맡겼던 이유, 사무직으로 승진을 했음에도 떠나버렸던 이유를 깨닫게 됩니다. 한나는 문맹이었던 것이었습니다. 한나는 나치를 위해 일했다는 것보다 자신이 문맹이라는 것이 밝혀지는 것이 더 부끄럽다고 생각한 것이었습니다. 마이클은 면회를 요청하지만 면회소 앞에서 그냥 돌아섭니다. 자신이 한나가 문맹임을 증명한다면 한나를 살릴 수도 있지만 마이클은 돌아섭니다. 한나는 종신형을 선고받습니다.
그녀에게 다시 책을 읽어주다.
1976년 독일 노이슈타트, 또 10년의 세월이 흐르고, 어느 날 한나에게 소포가 옵니다. 그 속에는 테이프가 한 상자 가득 들어 있습니다. 테이프 속에서 흘러나온 목소리에 한나는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오래전 자신에게 책을 읽어주던 한 소년의 목소리가 담겨 있었습니다. 한나는 테이프 속에서 나오는 마이클의 목소리와 책의 일치하는 단어를 하나하나 찾아가며 글을 독학해 나가기 시작합니다. 어느덧 자신의 이름도 쓸 수 있게 된 한나는 생애 처음 직접 쓴 편지를 마이클에게 보냅니다. 마이클은 답장을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12년의 시간이 흘러 1988년, 한나는 모범수로 22년 만에 가석방을 앞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도소 밖에 아무 연고가 없는 한나는 유일한 편지대상이었던 마이클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30년 만에 둘은 교도소에서 만나게 됩니다. 한나는 면회 온 마이클을 반가워하고 마이클은 그런 한나에게 웃어 보입니다. 긴 세월이 지났어도 수십 권의 책을 녹음해서 한나에게 보냈던 마이클이었고 그는 출소 후 한나가 살 집도 도서관 옆에 마련해 두었습니다. 하지만 마이클은 여전히 한나가 자신의 죄를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실망하게 됩니다. 대화가 어긋나는 두 사람은 다음 주 한나의 출소날에 보자며 어색하게 헤어집니다. 한나는 처음 만났던 때처럼 "꼬마야 잘 가"라고 말하며 마이클을 보냅니다. 그렇게 마이클이 한나를 데리러 오기로 한 새벽, 한나는 그동안 마이클이 읽어주었던 책들을 발판 삼아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모르고 지은 죄도 용서를 구해야 한다.
한나는 나치의 아래에서 부역을 하면서 저지른 모든 행동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그것이 왜 나쁜 행동인지 인지하지 못합니다. 그런 일들은 직업적인 일이었으며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여깁니다. 그런 일을 했었다는 것을 부끄러워하기보단 자신이 문맹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는 것을 더 부끄러워합니다. 마이클은 그런 한나가 안쓰럽지만 그녀의 죄는 구원받지 못하는, 용서를 구해야 하는 죄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마이클은 사랑과 연민의 마음으로만 교도소에 있는 그녀에게 책을 읽어 보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녹음해 보낸 책을 발판 삼아 글을 배우고 무지에서 깨어나 그녀 자신의 죄를 조금이나마 깨우치길 바라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한나와 마이클의 대화는 어긋나기만 합니다. 예전일에 대해 생각하냐는 마이클의 질문에 한나는 둘이 사랑하던 때를 말하지만 마이클은 한나의 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었습니다. 한나는 마이클의 행동을 자신이 사랑하던 시절과 묶어서 생각하지만 마이클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나는 자신의 죄를 뉘우쳤을까요? 엄청난 행동을 했다는 것을 과연 깨달았을까요? 그래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자신을 이해할 거라 생각했던 마이클의 차가운 태도에 절망감을 느껴 그런 선택을 한 것인지, 글을 알게 된 후 깨닫게 된 자신의 죄 때문이었을지 끝내 의문점으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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