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이터널 선샤인, 기억을 지워도 다시 사랑하다.

윤자매 놀이학습 2023. 2. 3.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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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우울한 기분의 조엘은 밸런타인데이에 회사에 가는 지하철을 기다리다 충동적으로 회사를 빠지고 몬토크로 가는 기차를 탑니다. 몬토크 해변에서 조엘은 앞부분이 찢긴 일기를 꺼내듭니다. 오랫동안 일기를 쓴 기억이 없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해변가에서 파란 머리의 클레멘타인이 말을 걸어옵니다. 첫눈에 사랑에 빠진 둘은 클레멘타인 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며 가까워집니다. 밸런타인은 카드회사의 상술에 불가하다고 생각했던 조엘은 클레멘타인에게 전화를 걸어 밸런타인을 기념합니다. 꽁꽁 얼어붙은 호수 위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고 함께 밤을 지새운 후, 조엘의 집에 가기 위해 칫솔을 챙겨 오겠다고 집으로 들어간 클레멘타인을 기다리던 조엘 앞에 한 남자가 다가와 무슨 일이냐며 조엘을 추궁합니다. 갑자기 영화의 장면이 바뀌고 차에서 서럽게 울고 있는 조엘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조엘과 클레멘타인은 과거 연인사이였고 열정 가드했던 사랑하는 마음은 어느새 식어버리고 클레멘타인에게 심한 말을 내뱉은 조엘은 발렌타인을 앞두고 클레멘타인을 찾아갑니다. 그러나 클레멘타인은 그를 모른 체합니다. 자신을 무시했다고 생각한 조엘은 친구를 찾아가 이야기합니다. 속상해하는 조엘에게 친구는 한 통의 편지를 꺼내줍니다. 클레멘타인이 조엘과의 관계를 기억 속에서 모두 다 지워버렸다는 편지였습니다. 클레멘타인의 기억을 지워준 회사로 찾아 간 조엘에게 박사 하워드는 다시 한번 그에게 설명을 해줍니다. 이에 조엘은 자신 또한 클레멘타인과의 기억을 지우고 싶다고 이야기합니다. 기억을 지우는 시술은 환자가 잠든 사이 최근 기억부터 시작하여 마지막 기억을 삭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라 설명합니다. 그녀를 가장 최근에 본 날은 술에 잔뜩 취해 귀가하고 그녀에게 심한 말을 내뱉은 날이었습니다. 점점 더 과거의 기억이 지워지는 와중에 기억 속 조엘은 이상한 점을 느끼고 클레멘타인을 찾지만 그녀는 이미 지워지고 없습니다. 조엘의 기억이 지워지고 있는 집에 병원 데스크 안내원 메리도 도착합니다. 조엘은 클레멘타인과의 관계를 오해했던 패트릭이 자신의 다이어리를 훔쳐보고 그녀를 '텐저린'이라 부르는 것을 알게 되고 화해를 하고자 찾아갔었던 서점에서 클레멘타인과 키스하던 남자가 패트릭이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기억을 지우던 조엘은 자신과 클레멘타인이 사귀는 동안 불행했던 기억만 있었던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꿈에서 깨어나 보려고 하지만 쉽지 않고 클레멘타인을 지우고 싶지 않게 된 조엘은 클레멘타인과 함께 도망치지만 결국 그녀와 함께 했던 행복한 기억들도 점점 사라집니다. 조엘이 다른 기억들 속으로 숨어버린 것을 알아챈 스탠과 메리는 박사 하워드를 부르기로 합니다. 계속 도망 다니는 조엘때문에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하워드에게 메리는 알렉산더 포프의 시를 읊어주고 가장 행복했던 조엘과 클레멘타인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메리는 하워드를 사랑하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하워드에게 입 맞추고 이 모습을 하워드의 부인이 창 밖에서 보게 됩니다. 하워드의 부인은 메리에게 전에도 그랬듯이 자신의 남편을 가지라고 이야기하고 떠나버립니다. 메리는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어 하워드에게 묻고 과거에 하워드와의 불륜관계를 부인에게 들킨 후 메리가 괴로워하며 자신의 기억을 지워달라고 했으며 그렇게 기억을 지웠다고 말합니다. 이에 충격받은 메리는 모든 환자의 자료를 가지고 떠나게 됩니다. 조엘의 기억은 착실하게 지워지고 이제 남은 기억은 그녀와의 첫 만남뿐, 꼭 기억해서 몬토크 해변으로 와달라는 그녀의 말을 마지막으로 그녀에 대한 모든 기억들은 깨끗하게 사라집니다. 

아침이 밝아오고 잠에서 깬 조엘은 홀린 듯 몬토크 해변으로 찾아갔던 것이었습니다. 집에 들어갔던 클레멘타인은 집에 도착한 우편물을 가지고 조엘의 차로 향합니다. 조엘의 차에서 우편물로 받은 음성테이프를 듣게 되는 두 사람, 클레멘타인이 병원에서 조엘의 단점들을 이야기하는 테이프였습니다. 조엘은 화가 나고 클레멘타인은 혼란스러워집니다. 조엘과 헤어져 집에 돌아온 클레멘타인은 다시 조엘을 찾아 조엘의 집으로 갑니다. 조엘의 집 건물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이 클레멘타인에게 아는 척을 하지만 클레멘타인은 모르는 사람입니다. 자신이 잊어버린 무엇인가가 있다고 생각하는 클레멘타인입니다. 조엘 역시 음성테이프를 듣고 있습니다. 클레멘타인에 대해 험담하는 내용들입니다. 끄려고 하는 조엘에게 그냥 놔두라고 이야기하지만 내용이 점점 심해지고 클레멘타인은 더 이상 못 듣겠다며 조엘에게 이별을 말하고 집을 나서고 그런 그녀를 조엘은 잡습니다. 조엘은 자신은 완벽하지 않다며 다시 시작하고 싶다 말하고 클레멘타인도 그렇다고 이야기합니다. 둘은 그렇게 다시 시작해 보기로 하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기억의 저편에서 습관처럼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나쁜 습관들이 몸이 배게 됩니다. 사랑도 이별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경험을 하면서도 같은 이유로 사랑에 빠지고 같은 이유로 헤어지게 됩니다. 과연 이 둘은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영화 곳곳에는 그럴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긴 합니다. 기억들을 지워가던 조엘은 더 깊은 과거로 클레멘타인과 함께 도망칩니다. 누구에게도 말 못 한 부정적인 기억들에 잠식되려 하지만 클레멘타인은 그런 조엘의 손을 잡고 그 자리를 뛰쳐나옵니다. 클레멘타인은 조엘을 달라지게 하는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또 한번 기억을 지우더라도 다시 클레멘타인에게 자석처럼 이끌릴 수밖에 없는 필연이 만들어져 있는 셈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니체의 말 처럼 육체는 정신을 지배합니다. 처음 둘의 만남에선 클레멘타인이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이 싫다고 하지만 조엘은 따라 부릅니다. 하지만 두번째 첫 만남에서는 노래를 따라 부르지 않습니다. 클레멘타인이 그것을 싫어한다는 것을 기억이 지워졌음에도 육체 어딘가에 깊이 새겨져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사랑하는 이와 헤어진 후 내가 무너질때는 같이 자주 가던 카페에서 이야기 나누던 둘의 모습이 아니라 무심코 사랑하던 사람의 커피까지 주문하는 내 행동이 보였을 때가 아닌가 합니다. 해는 뜨면 질 수 밖에 없고 티끌 하나 없는 마음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사랑에는 눈부심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고통도 따르는 것입니다. 상대방을 사랑할 때부터 나는 나 자신을 바꿔가야 하고 그것은 고통으로 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랑을 선택합니다. 다시 다른 상대를 만나 상처가 수반되는 사랑을 다시 하게 됩니다. 사랑이 주는 고통을 망각이라도 한 것처럼 말입니다. 미련한 짓이라 하더라도 다시 또 시작할 용기를 가지게 하는 것은 누가 뭐라해도 '사랑의 힘'이 아닐까 합니다. 계속 상처를 받아도 이번에는 아닐거라는 '믿음'이 사람을 어리석게 만들기도 하지만 용기를 내게하기도 합니다. 기억을 지우고도 다시 서로에게 끌린 이터널 션사인의 두 주인공이 이번엔 서로를 놔버리지 않길 바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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