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서 낯선 이를 사랑하다.
옆좌석 부부의 싸움으로 시끄러운 기차 안, 주인공 셀린은 자리를 옮깁니다. 이때, 제시라는 남자가 셀린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두 사람은 시끄러운 부부 때문에 식당 칸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서로 대화를 너무나 잘 통한다고 생각하는 두 사람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제시가 내려야 하는 비엔나에 도착하게 됩니다. 셀린과 더 같이 있고 싶었던 제시는 셀린에게 내일 아침까지 같이 있자는 제안을 합니다. 할머니를 보고 파리로 돌아가는 길이였던 셀린은 결국 제시를 따라 기차에서 내립니다. 한참을 걷다 도착한 레코드 샵, 둘은 음악을 들으러 함께 감상실 안으로 들어가고 두 사람 사이에는 묘한 공기가 흐릅니다. 서로 안절부절못하며 서로를 힐끗거립니다. 노래를 듣고 셀린이 좋아하는 한 묘지에 방문하게 됩니다. 묘지에 도착한 셀린은 자신이 죽은 것을 사람들이 모르면 진짜 죽은 게 아닌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합니다. 다뉴브 강이 보이는 곳에서 석양을 바라보는 두 사람은 아름다운 경치와 분위기에 입맞춤을 합니다. 입맞춤 뒤 더욱 가까워진 두 사람은 여러 가지 주제의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세대 간의 차이, 서로의 생각, 고민등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두 사람은 한 술집으로 들어갑니다. 친구에게 전화를 건 시늉을 하며 서로에 대한 진심을 털어놓습니다.
셀린은 아침이면 헤어져야하는 사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런 셀린에게 제시는 '오늘 최고의 밤을 보내자'라고 말하고, 둘은 그저 오늘에 집중하기로 합니다. 두 사람은 돈이 없었지만 와인을 즐기고 싶었기에 한 바로 향합니다.
자신의 처지를 설명하고 나중에 송금하겠다는 약속을 한 후 와인을 얻게 됩니다. 근처 공원에서 즐겁게 와인을 즐기며 이야기를 나누는 둘, 서로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어김없이 아침은 찾아옵니다. 파리에 도착하면 뭐부터 할 거냐는 제시의 질문에 부모님께 전화부터 드릴 거라 말하는 셀린, 이 대화가 현실로 돌아오것 같아 별로라고 제시는 이야기합니다. 어느 집 창밖으로 들려오는 하프시코드 연주 소리에 춤을 추기도 합니다. 현재 이 순간을 남기고 싶은 제시와 서로를 잘 알게 돼야 더욱 사랑할 수 있다는 셀린은 기차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나눕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사랑에 빠졌던 두 사람은 사랑을 확인했던 모든 순간이 기억나고 이렇게 영영 헤어지는 싫다고 이야기합니다. 결국 이들은 정확히 6개월 뒤 이 기차역에서 재회할 것을 약속하고 셀린은 파리로 제시는 로마로 향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사랑에 빠지는 시간은 하루면 충분하다.
이 영화는 두 사람이 만나 서로에게 빠지고 하룻밤동안 비엔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두 사람의 대화만으로 영화를 가득 채우기 때문에 지루할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두 사람의 대화는 어렸을 적 꿈에 대한 이야기, 과거 연인과의 연애스토리, 환생, 죽음, 인간의 존재에 대한 궁금증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았던 주제들을 담고 있기에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사랑스럽게 보입니다. 그들의 대화는 사랑과 인생에 대한 서로의 통찰력을 보여주며 깊이를 더합니다. 그리고 하룻밤이라는 시간적 제약이 서로의 감정의 을 더욱 뜨겁게 만들고 보는 이들에게 짜릿한 설렘을 선사해 줍니다. 인물들이 첫눈에 반하고 같이 비엔나의 도시를 누비며 서로에게 빠져드는 것을 보고 있다 보면 문득 유럽여행이 하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낯선 곳에서 낯선 이를 만나 갑자기 사랑에 빠지게 되는 상상을 하게 됩니다. 손가락 끝이, 가슴 한쪽이 간질간질해지는 어색한 눈 맞춤과 힐끗거림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비포선라이즈, 비포선셋, 비포미드나잇은 매 작품마다 약 10년의 주기를 두고 제작되었기에 20대, 30대, 40대의 두 주인공을 볼 수 있습니다. 세 작품을 통해서 20대, 30대, 40대의 사람과 인생은 얼마나 다른지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알아갈 있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저 모차르트와 여러 음악가들의 도시로 유명했던 비엔나를 유명 관광도시로 만들기도 한, 낯선 두 남녀의 가슴 설레는 이야기 비포선라이즈였습니다.
알고 보면 재미있는 영화이야기
1. 여행길에 처음 만난 남녀가 깊은 대화를 나누며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은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실제 경험을 모티브로 만들어졌습니다.
2. 감독은 에단호크가 제시역을 맡기에는 너무 어리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뉴욕의 한 극장에서 열린 연극에서 에단호크가 연기하는 것을 보고 그를 캐스팅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3. 실제로 주인공들이 이동한 장소들은 절대로 하루 만에 돌 수 없는 동선이라고 합니다.
4. 이 영화는 유독 롱테이크신이 많은데 즉흥적 대화로 보이는 모든 대사들이 애드리브가 아닌 철저한 대본과 리허설로 완성된 장면이라고 합니다.
5. 첫 장면의 싸우는 부부의 대사는 번역되지 않았습니다. 내용은 '7만 명의 여성들이 알코올 중독에 걸린다 당신도 그중 하나야', '당신도 알코올 중독자야', '내가 술 마시는 이유가 있지 바로 당신이랑 결혼했잖아'입니다.
6. 영화 속 Alt&Neu는 실제 레코드샵으로 현재까지도 영화 속 형태를 유지하며 운영 중입니다. 두 사람의 설렘이 가득했던 감상실은 세트장에서 촬영된 것입니다.
7. 두 주인공이 전화로 즉흥놀이를 한 장면의 카페는 현재도 운영 중인 실제 카페입니다. 테이블과 소파 디자인이 모두 그대로 남아있다고 합니다.
'영화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녀(Her), 인공지능과의 교감으로 나를 알아가다. (0) | 2023.02.02 |
---|---|
미드나잇 인 파리, 현실에 갇힌 내가 싫어질 때 (0) | 2023.02.01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거꾸로 시작된 인생 (0) | 2023.01.30 |
이프 온리, 계산 없이 사랑하라. (0) | 2023.01.30 |
노트북, 한 여자 만을 사랑한 남자의 이야기 (0) | 2023.0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