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거꾸로 시작된 인생

윤자매 놀이학습 2023. 1. 30.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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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으로 태어나 갓난아기로 죽다.

한 병원에 입원해 있는 노인과 그녀 곁에 노인의 딸이 있습니다. 딸 캐롤라인은 어머니의 부탁으로 한 남자의 일기를 읽기 시작합니다. 일기 속 남자의 이름은 벤자민버튼, 그의 어머니는 그를 낳고 죽게 되고 유언으로 아이를 잘 돌보아 달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남자는 아이의 얼굴을 보자 아내 유언을 무시하고 아들을 버리려 합니다. 한 요양원 앞을 지나가던 그는 아들을 버리고 도망가버립니다. 마침 밖으로 나온 요양원 사람들은 이내 아이가 왜 버려졌는지 알게 됩니다. 갓 태어난 이 아이는 노인의 모습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요양원 간호사 퀴니는 연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키우기로 결정합니다. 불임이었던 퀴니는 아이를 오히려 축복이라 여기고 친자식처럼 키우게 됩니다. 벤자민은 퀴니의 정성으로 죽지 않고 살아남아 점점 건강을 되찾게 되고 스스로 걸을 수도 있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요양원으로 한 남자가 벤자민을 찾아옵니다. 그는 바로 피그미 오티였습니다. 구경거리로 살아온 그와 벤자민은 서로 처지가 어땠는지 너무나 잘 알았기에 무척 가까워집니다.

이제 두 사람은 벤자민의 삶에서 가장 빛났던 순간을 읽게 됩니다. 자신의 첫사랑인 데이지를 만나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처음 만난 순간부터 친한 친구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때 엄마 퀴니의 기적적인 임신소식을 듣게 되고 벤자민은 버림받을까 봐 두려워집니다. 그러나 데이지로 인해 이내 활력을 되찾게 됩니다. 서로 속마음을 이야기하며 더욱 가까워지는 두 사람이었지만 데이지 할머니는 이를 알자 벤자민을 향해 혐오의 발언을 서슴지 않습니다.

그렇게 외로움과 친숙해지던 벤자민은 유일한 친구 피그미 오티마저 요양원을 떠나게 됩니다. 하지만 그와 이별 뒤에 새로운 만남이 다가오게 됩니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 친절한 할머니는 벤자민에게 피아노를 가르쳐 줍니다. 그러던 어느 날 벤자민 자신이 점점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젊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혼자 바깥활동도 할 수 있게 되고 벤자민은 직업을 구하게 됩니다. 마이크 선장의 배에서 선원으로 일하게 된 벤자민은 특유의 끈기와 성실함으로 선원생활을 이어나가고 그것을 알아본 선장 마이크와도 친구처럼 가까워지게 됩니다. 선원들과 방문한 선술집에서 벤자민의 아버지는 벤자민을 보게 되고 그는 자신의 아들을 한눈에 알아봅니다. 벤자민을 자신의 차로 데려다주겠다는 제안을 하고 그런 남자의 선의가 당황스러웠지만 벤자민은 거부하진 않습니다. 친부를 만났지만 벤자민은 그의 정체를 몰랐기에 이후 벤자민의 삶은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10대 벤자민에게 가장 소중한 시간은 주말마다 할머니를 만나러 오는 데이지와의 시간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이따금씩 벤자민의 배를 타고 새벽공기를 맡기도 했습니다. 점점 젊어지는 벤자민은 머리숱이 늘어나 이발이 필요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소중한 친구인 피아노를 가르쳐주던 할머니도 떠나보내게 됩니다. 이날 이후 벤자민은 더 넓은 세상을 보기 위해 요양원을 떠나 진짜 선원이 되려고 합니다. 떠나는 벤자민에게 데이지는 어디 가서 든 꼭 엽서를 보내라고 이야기합니다.

현재 장면으로 돌아와 병원에 입원한 노인은 모아두었던 엽서를 딸에게 보여줍니다. 영화 처음이 등장했던 노인이 바로 데이지였습니다.

다시 일기장 속 데이지는 뉴욕에 발레 오디션을 보러 다녔고 벤자민은 마이크선장의 배 선원으로 지내고 있었습니다. 벤자민은 처음 자신에게 연애감정을 알게 해 주고 이후 도전정신을 깨닫게 해 준 애벗 부인을 만나게 됩니다. 처음 만난 두 사람이지만 오랜 친구인 듯 대화가 너무나 잘 통했습니다. 애벗부인과 사랑에 빠진 벤자민의 소식에 벤자민과 사랑을 나눈 적이 없던 데이지였지만 속이 상했었습니다. 

하지만 애벗부인도 만나서 반가웠다는 편지만 남긴채 벤자민을 떠나버렸습니다. 이별의 아픔을 추스르지도 못한 이때, 마이크 선장은 진주만전쟁에 참전할 것이라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전쟁경험 없던 이들은 큰 폭격을 당하게 되고 마이크 선장은 엄청난 부상을 입게 되고 죽음을 맞게 됩니다. 그렇게 벤자민은 또다시 아무런 손을 쓰지 못한 채 친구를 잃고 맙니다. 그리고 모두를 잃은 벤자민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요양원에 데이지도 도착하게 되고 그녀는 젊어진 벤자민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은 좋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데이지는 자신의 마음을 벤자민에게 표현하지만 벤자민은 자신의 외모 때문에 그녀를 밀어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건강이 나빠진 벤자민의 친부가 찾아옵니다.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그는 자신의 단추공장으로 데려가 벤자민에게 진실을 밝히고 자신의 재산을 벤자민에게 유산으로 남겨줄 거라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벤자민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집으로 돌아온 벤자민에게 노인이 말을 걸어옵니다. 자신은 7번 번개를 맞았으며 눈도 실명하고 귀도 멀었지만 살아남았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라고 말합니다.

이 말을 들은 벤자민은 자신을 버렸어도 목숨은 살려준 친부를 다시 찾아갑니다. 

'현실이 싫으면 미친개처럼 날뛰거나, 욕을 하고 운명을 저주해도 되지만 마지막 순간엔 받아들여야 한다.'는 마이크 선장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벤자민은 아버지를 용서합니다. 아버지가 죽고 큰 충격을 받았던 벤자민은 데이지의 위로를 받으러 뉴욕으로 찾아갑니다. 하지만 데이지는 공연을 하고 이름을 알리며 남자친구가 있는 그곳에서의 삶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또다시 엇갈린 두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벤자민은 한통의 편지를 받게 됩니다. 데이지의 교통사고 소식이었습니다. 데이지는 사고로 생활에는 문제가 없지만 더 이상 발레를 할 수 없게 됩니다. 벤자민은 뉴욕으로 달려가 데이지에게 같이 고향으로 가자고 이야기하지만 데이지는 거절하고, 벤자민은 홀로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데이지가 벤자민을 찾아옵니다. 그리고 마침내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두 사람은 함께 여행을 떠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요양원으로 돌아옵니다. 돌아온 요양원에서 어머니 퀴니가 돌아가셨다는 슬픈 소식을 듣게 되지만 벤자민은 더 이상 죽음을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 않습니다.

벤자민은 데이지와 점점 나이가 비슷해지며 인생 최고의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과거의 사고로 더 이상 발레를 할 수 없어 괴로워하는 데이지를 위로하며 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될 수 있도록 용기를 줍니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그들은 아이를 갖게 되지만 벤자민은 아이가 자신처럼 태어날까 두려워합니다. 제대로 된 아빠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임신은 그를 두렵게 만들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집으로 가려던 벤자민은 티비에서 결국 횡단에 성공한 애벗부인을 보게 됩니다. 그녀의 도전정신은 두려워하던 벤자민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줍니다. 그렇게 벤자민의 염려와는 달리 두 사람은 건강한 딸을 낳게 되고 그 아이의 이름은 캐럴라인이었습니다.

일기를 읽던 노인의 딸이 바로 벤자민의 딸이었습니다. 이에 충격을 받은 캐럴라인이었지만 아버지의 일기를 마저 읽어나갑니다.

점점 어려지는 자신과 자신의 딸을 감당해야 할 데이지가 걱정된 벤자민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아 그녀들을 떠나게 되었고 캐롤라인은 아버지인 벤자민을 기억하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벤자민이 딸을 그리워하며 보냈던 오래된 엽서에는 벤자민이 딸에게 남긴 사랑의 흔적들이 여전히 남아있었습니다. 그렇게 떠난 벤자민이었지만 가족에 대한 그리움에 데이지를 찾아오고 갓난아기였던 캐롤라인이 훌쩍 자란 것을 보고 기뻐합니다. 그러나 캐롤라인에게 아빠는 벤자민이 아니었습니다. 이미 재혼을 한 데이지였기에 새로운 남편이 캐롤라인에겐 아빠였던 것이었습니다. 아이 둘을 키우진 못했을 거라며 이야기하는 데이지였지만 벤자민을 그리워했던 그녀는 벤자민의 숙소로 다시 찾아가고 둘은 사랑을 나눕니다.

벤자민의 일기는 여기서 끝이 나고 데이지는 이후의 이야기를 딸에게 전합니다.

과거 한통의 전화를 받았던 데이지.

폐건물에서 발견된 아이에게서 발견된 일기장에서 데이지의 연락처와 주소를 알게 되었다고 이야기합니다.

다시 만난 벤자민은 치매에 걸려 데이지를 기억하지 못하는 10대 소년이었습니다. 벤자민이 자신을 돌봐주었듯 데이지도 벤자민을 돌보게 됩니다. 점점 어려지는 벤자민은 데이지의 품에서 눈을 감습니다. 마지막 눈을 감는 순간 벤자민이 자신을 알아보았던 것 같다고 말을 끝으로 데이지의 상태는 급격하게 안 좋아지게 되고 캐롤라인은 의사를 부르러 갑니다. 그리고 과거 벤자민이 그랬듯 한 마리의 벌새를 본 데이지는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영화는 자연 속의 자유로운 삶을 꿈꾸며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는 피그미 오티, 살아있다는 것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려준 번개 맞은 할아버지,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나 벤자민에게 인생과 피아노를 가르쳐준 할머니, 그에게 자유로운 인생을 알려주었으나 전쟁으로 눈앞에서 죽은 캡틴 마이크, 연애와 관련된 감정들을 일깨워주고 이후엔 도전 정신이란 무엇인지 알려주게 되는 애벗 부인, 자신을 버렸으나 용서함을 알게 해 준 아버지, 자신에게 부모님에게 받지 못한 사랑을 전해주는 마음씨 착한 양어머니 퀴니, 외모는 늙었으나 마음은 어린 벤자민에게 동심과 사랑을 일깨워준 데이지의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남들과 달랐지만 다르지 않았다.

벤자민의 인생은 누가 봐도 특이합니다. 노인으로 태어나 갓난아기가 되어 죽게 되는, 거꾸로 인생을 시작한다는 점은 특이할 수밖에 없고 특별해 보입니다.

하지만 외모만 그럴 뿐입니다. 벤자민의 인생 면면을 살펴보면 우리의 인생과 다를 게 없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태로 태어나 걸음마를 배우고 사랑을 하고 일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이를 먹고 죽음을 기다리는 벤자민의 일생은 우리의 일생과 결코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벤자민의 삶은 특별했습니다. 거꾸로 가는 시간 때문이 아니라 그의 곁엔 언제나 삶의 지혜를 가르쳐 주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버림받았지만 가족의 따스함을 가르쳐 준 퀴니, 외로움은 인간의 필연임을 가르쳐 준 피그미 오티, 죽음의 의미와 피아노를 가르쳐 준 요양원의 할머니, 도전의 가치를 가르쳐 준 애벗부인, 자유와 꿈의 아름다움을 가르쳐준 마이크 선장, 살아있음의 소중함을 가르쳐 준 요양원의 노인, 그리고 사랑을 가르쳐준 데이지가 있었습니다. 벤자민의 삶이 비록 비극으로 시작되었지만, 삶의 모든 순간이 특별할 수밖에 없습니다. 벤자민은 각 개인들이 가르쳐준 삶의 지혜를 배우고 실천해 나갑니다. 남들에게는 쓸모없어 보이는 작은 신념들과 경험이 어떤 개인에게는 큰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벤자민은 살아가면서 배운 것들을 딸 캐롤라인에게 전달해 주고 싶어 합니다. 일기를 통해 자신의 딸에게 사랑을 전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또한 이 영화 속의 주인공은 벤자민만은 아니었습니다. 감독은 '누군가는 강가에 앉기 위해 태어나고 누군가는 번개를 맞고 누군가는 음악에 조예가 깊고 누군가는 예술가이고 누군가는 수영을 하고 누군가는 버튼을 만들고 누군가는 그냥 엄마고 그리고 누군가는 춤을 춘다'라고 조연들을 묘사하는 대사로 영화를 끝냅니다. 감독은 나이, 신체적 문제, 피부색등 어떤 상황에 처해 있더라도 누구나 비범한 이야기의 주인공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거꾸로 가는 시간 속에서 특별한 듯 특별하지 않은 인생을 살았던 남자의 이야기,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였습니다.

 

영화 속 몰랐던 이야기

1. 이 영화는 '위대한 개츠비'의 저자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소설 '벤자민버튼의 기이한 사건'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2. 주인공 벤자민이 노인으로 태어나 갓난아이로 죽는다는 점 외에는 원작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됩니다.

3. 벤자민은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아 아니었고 아버지는 철물가업을 하는 사람이었으며 데이지는 아예 존배하지 않는 인물입니다. 또한 영화에서는 외형만 노인일 뿐 행동과 사고는 어린아이였으나 소설 속에서는 태어나자마자 말도 할 수 있는 상태로 태어납니다.

4. 피츠제럴드는 이 단편소설을 세계 1차 대전 발발 4년 후에 발표합니다. 전쟁 후 모든 희망을 잃어버려 어린아이들은 어린아이로만 남을 수 없기 되고 젊은 세대는 더 이상 평범하게 살 수 없게 된 사회를 풍자한 소설입니다.

5. 영화 Se7en, 등을 연출한 데이비드 핀처의 작품으로 아름다운 영상들과 잔잔한 감동이 백미이나, 너무 심심해서 메리트를 다 까먹었다는 평도 있습니다.

6. 번개 맞은 할아버지는 로이 설리번이라는 실존인물이 모델입니다. 로이 설리번은 실제로 무려 7번의 번개를 맞고도 죽지 않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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